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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자신을 찾고 온기를 나누는 여행 – 캘리그라퍼 이동근 ( 2 )
  글쓴이 : 관리자     날짜 : 20-11-02 15:05     조회 : 7    
   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aAGYkiFd6N0&feature=emb_logo (1)

나를 찾고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꿈꾸다
등산과 여행을 좋아하시는 걸 보면 굉장히 활동적이신데, 어떻게 캘리그라피에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?
-어려서부터 글씨 잘 쓴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. 군대에서도 차트 쓰는 일을 맡았구요. 그래서 글씨는 꼭 한번 배우고 싶었어요. 그게 서예였죠. 그러던 참에 현대적인 감성서예인 캘리그라피를 접하게 되었어요. 정해진 서체를 답습하는 전통서예와 달리 캘리그라피는 사람마다 글씨체가 다른, 본인만 쓸 수 있는 ‘나만의 글씨’더라고요. 글은 정보를 전달하지만, 글씨체는 글에 담긴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요. 그림이나 음악처럼 내 생각과 감정을, ‘나’라는 존재를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인거에요. 그래서 캘리그라피 강좌를 수강하는 한편, 개인적으로는 옛날 글씨들을 찾아보고 내 글씨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3년 동안 매일 3시간씩 아침저녁으로 글씨를 썼어요.
나만이 쓸 수 있는 글씨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냈을 때의 희열과 만족감은 이루 말 할 수 없다며 얼굴 가득 넉넉한 웃음 짓는 이동근 씨. 그는 ‘氣’라는 작은 글자 하나가 어떤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고, 겨우 다섯 글자에 불과한 ‘일체유심조’가 누군가의 삶에 불을 지피는 걸 보며 자신도 힘을 얻었단다. 서로 기운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글씨. 그래서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는 것. 그가 캘리그라피를 파고들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.
글씨 의뢰도 종종 받으신다고 들었습니다. 흔히 말하는 ‘투잡족’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수입이 어느 정도 되시는지요?
-글씨 가격을 정해놓진 않았습니다. 누군가 내 작품을 마음에 몹시 들어 하는데 돈이 없어 구매하진 못하고 매일 와서 바라보고 있다면 저는 기꺼이 선물할 의향이 있습니다. 내 글씨를 나보다 더 아껴줄 수 있는 사람에게는 그가 느끼는 감동의 크기가 작품의 가치와 상응합니다. 내게는 그래요. 아파서 죽어가는 사람에게 단돈 1만 원짜리 약 한 첩이 천만금보다 더 필요한 것처럼 돈의 값어치는 상대적이라고 생각해요.
상호나 당호를 의뢰받을 때는 그에 맞는 액수를 책정합니다. 내게 의뢰하는 사람들은 나를 잘 알거나 내 글씨를 마음에 들어 하는 이들입니다. 어차피 지출해야 할 돈이고 편하게 의뢰할 수 있으니까나한테 오는 거죠. 작업 내용 · 분량에 따라 대략 50만 원에서 80만 원 정도 받고 있습니다. 물론, 저는 캘리그라피가 생업이 아니기에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. 제 경우를 보고 글씨 작업이 생업인 프로작가들에게 그런 잣대를 들이대서는 절대 안 됩니다.
그는 사회 환원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. 고교동창들이 운영하는 모임에 정기적으로 작품을 기증한다. 작품을 가져가는 사람은 능력껏 일정 금액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육원·양로원 등에 보낸다. 그런 까닭에 기증하는 작품은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단다.

-작품을 가져가는 사람이 즐거워야 하니까 우리 또래가 가질 수 있는 고민들,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고심해서 작업합니다. 남의 글을 써서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쓴 글로 직접 전달하고 싶어서 재작년부터 시를 공부하고 있어요. 나만의 글씨를 가지고 내가 살아온 인생이나 느낌을 써서 소통하고 싶습니다.
글에 담긴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캘리그라피다. 자신이 쓴 글을 자신만의 글씨로 써서 전달하는 것. ‘나를 찾’고 ’나를 표현’하는데 이보다 완벽한 방법이 어디 있을까.
캘리그라퍼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?
-기본적으로 내 생각을 담을 수 있는 나만의 글씨를 찾아서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.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려야 해요. 잘 쓴, 소위 예쁜 글씨라는 건 캘리그라피가 아닙니다. 내용에 맞게 쓴 글씨, 그게 캘리그라피죠. 예를 들면, 삐뚤빼뚤 못쓴 글씨가 어울리는 내용을 잘 쓴 글씨로 표현하면 글맛이 확 떨어지겠죠? 바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글씨를 만들어야 하는데, 초보자는 아직 ‘내 것’이라는 게 없는 상태니까 내가 닮고 싶고 쓰고 싶은 취향의 글씨를 구사하는 선생님을 찾아가 배워야 합니다. 기초를 익히고 방향성을 갖는 건 대단히 중요해요. 단, 선생님이 한 사람일 필요는 없어요. 필요하다면 또 다른 선생님을 찾아가 배우면 됩니다.
그 다음에는 부단히 공부하고 연습해야 합니다. 누군가에게 글씨를 써줄 때, 최소 100번 쓴 후 그 중에서 가장 나은 글씨를 전해준다는 각오로 임해야 합니다. 적당히, 대충 이라는 건 통하지 않습니다.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동아리를 만들고 전시회를 여는 것도 좋습니다. 작품을 통해 자기 글씨를 드러내고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으니까요.
캘리그라피 작가가 서실이나 학원을 운영하는 곳에서는 대개 강사가 학생들과 함께 회원전을 연다. 그리고 캘리그라피를 공부하는 이들 중에서 뜻이 맞는 이들끼리 모여 동아리를 만들고 전시회를 여는 경우도 많다. 이동근 씨 역시 그런 과정을 통해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. 2014년부터 크고 작은 숱한 단체전을 거쳐 2016, 2017년에는 개인전의 성격을 띤, 부스개인전에 참가하기도 했다.
하지만 이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캘리그라퍼가 되는 데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. 이동근 씨는 재차 강조한다. “다른 사람과 확연히 구별되는 자기만의 글씨를 만들고, 그 글씨로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, 그게 바로 캘리그라퍼가 되는 방법입니다.”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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